〈正義連〉 1520回水曜デモ 連帯発言(日本からの留学生)
こんにちは。日本から来た留学生の熊野功英です。日本の大学では朝鮮近現代史を学んでいるのですが、今は韓国に交換留学に来ているので今日連帯発言をさせていただくことになりました。
私が水曜デモにはじめて訪れたのは2019年3月でした。
そのとき、私は大学一年生で、日本軍性奴隷制問題に関するスタディツアーの一環で水曜デモに訪れました。ただ、ツアーを通して自分の歴史認識やジェンダー認識の甘さを痛感していたため、正直、水曜デモにそんな自分が参加していいのかと複雑な気持ちになったことを覚えています。
加害の歴史やジェンダーに対する認識が未熟な自分こそが、日本軍性奴隷制被害者を無視する日本政府や日本社会を支えていたのではないかと思ったからです。
それ以降、私は日本軍性奴隷制問題をはじめとした日本の加害の歴史やジェンダーについて学んできました。それでも、未だに日本軍性奴隷制被害者に冷酷な日本社会を思うと、今、はたして日本の市民の一人としてこの場に立ち、抗議の声を上げる資格があるのか、大学一年生の頃の気持ちを思い出さずにはいられません。
日本では2021年10月31日の衆議院選挙でも自民党が勝利し、日本軍性奴隷制被害者を無視した日韓「合意」を押し進めた当事者である岸田首相が政権を握っています。歴史否定が現在進行形で繰り返され、事実さえ十分に認められない日本は、日本軍性奴隷制問題の解決のスタートラインにも立てていないと思います。もちろん、私はこうした政権や日本社会に抗議をし続けていますが、それでもまぎれもなく私も日本社会の一人です。
本来は加害国である日本の市民こそがもっと日本政府に抗議する声をあげるべきだと思います。加害の歴史に向き合い、性暴力のない、真に人権の尊重される日本社会を作れるかどうかは、最終的には日本の市民一人ひとりにかかっているからです。
来月、私は日本に帰ります。
日本にいるとあまりにも変わらない現状に社会を変えられるんだという想像力を奪われそうになるのですが、日本軍性奴隷制被害者の方々や韓国市民は希望を失わずにこの平和路で声を上げ続け、地道に韓国社会を変えてきました。そして、今も韓国社会内部からの攻撃に対抗しながら、日本軍性奴隷制問題の真の解決、そして女性に対する性暴力根絶のために闘っています。そうした韓国市民の運動の力を感じながら、私自身も内なる植民地主義や自らのジェンダー認識を改めて問い直すとともに、日本軍性奴隷制問題の真の解決のため、日本人男性、一人の人間として、歴史は歪曲されてはならない、女性に対する性暴力があってはならないという社会正義の根付いた日本社会を作っていきます。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1520차 수요시위 연대발언 구마노 고에이 대학생
안녕하십니까, 저는 일본에서 온 유학생 구마노 고에이입니다. 일본 대학에서는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하고 있는데, 지금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 있어 오늘 이렇게 연대발언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수요시위에 처음으로 참여한 것은 2019년 3월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대학교 1 학년이었는데, 일본군성노예제문제에 관한 스터디 투어의 일환으로 수요시위를 방문하였습니다. 하지만 투어를 통해 제 자신의 역사인식이나 젠더인식의 부족함을 통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그런 제가 수요시위에 참여해도 되는지 복잡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해의 역사나 젠더에 대한 인식이 미숙한 저 자신이야말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을 무시하는 일본 정부나 일본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저는 일본군성노예제문제를 비롯한 일본의 가해의 역사나 젠더에 대해 공부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냉혹한 일본사회를 생각하면 지금 과연 일본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서서 항의의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는지, 대학교 1학년 때의 마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2021년10월31일 중의원선거에서도 자민당이 승리하였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을 무시한 한일 “합의”의 당사자인 기시다 수상이 정권을 잡고 있습니다. 역사부정을 지금도 되풀이하며 사실조차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 일본은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의 출발선에도 서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이러한 정권이나 일본사회에 항의하고 있지만, 저도 틀림없이 그런 일본사회의 한 사람입니다.
본래 가해국인 일본의 시민들이야말로 더 적극적으로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해의 역사에 마주하고, 성폭력이 없는,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되는 일본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는 최종적으로는 일본 시민 한 명 한 명에게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에 저는 일본에 돌아갑니다. 일본에 있다 보면 너무나도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상상력을 빼앗길 것 같은 순간이 많은데,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분들이나 한국 시민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이 평화로에서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며 사회를 바꿔 왔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도 한국사회 내부에서의 공격에 대항하면서 일본군성노예제문제의 진정한 해결, 그리고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근절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 한국 시민 운동의 힘을 느끼면서 저도 제 안에 있는 식민지주의나 제 자신의 젠더 인식을 다시 되돌아보며 일본군성노예제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 일본인 남성으로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역사는 왜곡되면 안 된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있어선 안 된다’고 하는 사회정의가 뿌리내린 일본사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마노 고에이 (2021년 12월 1일)